기후변화 대응과 대기질 개선이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면서,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친환경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 내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디젤 버스를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친환경 버스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기버스와 수소버스의 작동 원리, 각각의 장단점, 국내 도입 현황, 그리고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합니다.
친환경 버스 도입 배경
기존 시내버스의 대부분은 경유(디젤)를 연료로 사용하며, 운행 과정에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2) 등 유해 물질을 배출합니다. 도심에서 수십 대의 버스가 매일 수백 킬로미터를 운행하기 때문에,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공 교통수단부터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기버스와 수소버스가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버스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수소버스는 수소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여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기버스의 특징
작동 원리와 배터리
전기버스는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로 전기모터를 구동하여 운행합니다. 일반적으로 200kWh에서 400kWh 용량의 배터리 팩이 탑재되며, 차량 하부나 지붕에 배터리가 설치됩니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같은 에너지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충전 방식
전기버스의 충전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야간 완속 충전은 차고지에서 밤사이 6시간에서 8시간에 걸쳐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급속 충전은 전용 충전소에서 1시간에서 2시간 만에 충전을 완료하는 방식이며, 중간 휴식 시간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선 충전(비접촉 충전)은 정류장이나 특정 구간에 매립된 충전 패드를 통해 정차 중 자동으로 충전하는 첨단 기술로, 일부 노선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행 거리
전기버스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배터리 용량과 운행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km에서 350km 수준입니다. 냉난방 사용, 승객 수, 도로 조건 등에 따라 실제 주행 거리가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히터 사용으로 인해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배터리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운행 노선 최적화 등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소버스의 특징
연료전지 작동 원리
수소버스는 수소 연료전지(Fuel Cell)를 통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수소와 산소가 연료전지 내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전기와 물이 생성됩니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며, 배출되는 것은 순수한 물뿐입니다. 이 점에서 수소버스는 궁극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받습니다.
충전 인프라
수소버스는 수소 충전소에서 고압 수소를 충전합니다. 충전 시간은 약 10분에서 20분 정도로 전기버스의 급속 충전보다 훨씬 빠르며, 1회 충전으로 약 400km에서 500km를 주행할 수 있어 전기버스보다 주행 거리가 깁니다. 그러나 수소 충전소 구축에는 높은 비용이 들며, 현재 전국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과제입니다.
수소 생산 방식에 따라 환경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그레이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만,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하는 그린 수소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습니다. 진정한 친환경을 위해서는 그린 수소 생산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비교
두 가지 친환경 버스를 여러 기준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소음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모두 내연기관이 없어 소음이 매우 적습니다. 시내 운행 시 기존 디젤 버스 대비 소음이 크게 감소하여 승객의 승차감이 향상되고, 도심 소음 공해도 줄어듭니다. 다만 너무 조용하여 보행자가 접근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어, 저속 운행 시 가상 엔진음을 발생시키는 장치가 설치되기도 합니다.
비용
초기 구매 비용은 전기버스가 약 3억에서 4억 원, 수소버스가 약 6억에서 7억 원 수준으로 수소버스가 더 비쌉니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질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운영 비용 측면에서는 전기 충전 비용이 수소 충전 비용보다 저렴하여 전기버스가 유리하지만, 배터리 교체 비용을 고려하면 장기적 비용 차이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친환경성
운행 중 배출가스는 두 종류 모두 제로입니다. 그러나 전체 과정(Well-to-Wheel)을 고려하면, 전기의 생산 방식과 수소의 생산 방식에 따라 친환경성이 달라집니다. 재생에너지로 충전한 전기버스나 그린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버스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국내 도입 현황
대한민국에서는 전기버스 도입이 수소버스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 세종, 제주 등 여러 도시에서 전기버스가 시내 노선에 투입되어 운행 중이며, 특히 제주도는 2030년까지 모든 대중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수소버스는 서울, 창원, 울산 등에서 시범 운행을 거쳐 점차 노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수소 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가 주로 투입되고 있으며, 기술적 완성도와 승객 만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수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여 도입 속도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 지원 정책
정부는 친환경 버스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구매 시 차량 가격의 상당 부분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며,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도 국비와 지방비로 분담합니다. 또한 노후 경유 버스를 친환경 버스로 교체하는 운수 회사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버스 보급 로드맵을 마련하여, 2030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상당 비율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소 충전소 확충 계획도 함께 추진되어, 전국 주요 버스 차고지와 터미널에 수소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미래 전망
친환경 버스의 미래는 기술 발전과 인프라 확충에 달려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버스의 주행 거리는 점차 늘어나고, 충전 시간은 단축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기버스의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소버스 역시 연료전지 기술의 발전과 수소 생산 비용의 하락으로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이나 산악 지형 등 전기버스로는 대응이 어려운 구간에서 수소버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기버스와 수소버스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호 보완적으로 운행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단거리 도심 노선에는 전기버스가, 장거리 교외 노선에는 수소버스가 배치되는 등 노선 특성에 맞는 차량 선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대중교통의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